무상급식 주민투표율 제고 1등 공신은 이종구·진성호
- 시당위원장·대변인으로 맹활약…정몽준·정두언·홍준표 ‘하위권’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 등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현역 의원들의 투표율 성적표를 분석한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민주당의 투표 불참운동으로 최종 투표율 25.7%가 사실상 온전히 한나라당 지지층으로 평가되면서 한나라당 현역 의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것.
동아일보가 26일 선거관리위원회의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38곳(서울 전체 지역구 48곳)의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 중 26명이 2008년 18대 총선 당시 자신이 얻은 득표율(득표 수를 선거인 수로 나눈 비율)보다 이번 8·24 주민투표의 투표율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자들을 모두 한나라당 지지자로 볼 때 지지세가 3년 전보다 더 커진 셈으로, 박진 의원(종로)은 18대 총선 득표율과 이번 주민투표 투표율이 25.1%로 똑같았고, 나머지 11명은 총선 때보다 주민투표 투표율이 떨어져 지지세가 줄었다.
지지세가 가장 확장된 의원은 공교롭게도 투표율 제고를 위해 “(주민투표) 지역구 투표율을 내년 4월 총선 공천심사에 반영하겠다”고 발표했던 이종구 의원이었다. 이 의원은 18대 총선 당시 자신의 득표율(25.1%)보다 주민투표 투표율(34.1%)이 9.0%p 상승했다.
2위는 주민투표 투표율(24.3%)을 자신의 득표율(17.5%)보다 6.8%p 끌어올린 진성호 의원(중랑을)이 차지했다. 두 사람 모두 서울시당 위원장과 대변인으로 ‘오세훈 지킴이’에 적극 나섰던 인물이다.
반면 시장직 연계와 관련해 결과적으로 오 시장에게 휘둘려 리더십 위기를 맞은 홍준표 대표(동대문을)는 38명 중 36위에 그쳤다. 총선 당시 자신의 득표율은 26.1%였으나 이번 주민투표 투표율은 23.8%로 2.3%p 떨어졌다.
꼴찌는 정몽준 전 대표(동작을)였다. 정 전 대표의 총선 득표율은 30.8%였으나 이번 주민투표 투표율은 24.8%로 6.0%p 하락했다.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인 정두언 의원(서대문을)의 성적도 자신의 총선 득표율(25.9%)보다 3.3%p 낮은 지역구 투표율(22.6%)을 기록하면서 37위에 그쳤다.
지난해 7월 재선거로 입성한 이재오 특임장관(은평을)은 지역구의 투표율(22.7%)이 자신의 득표율(23.3%)보다 0.6%p 낮아 29위에 머물렀다.
특히 이 신문은 “총선 득표율이 주민투표 투표율보다 높은 것은 당 지지도보다는 개인 지지도가 높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면서 “반대로 주민투표 투표율이 총선 득표율보다 높으면 총선 당시 당 지지자들조차 제대로 결집시키지 못했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고도 했다.
한편 10·26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나경원(중구)·원희룡(양천갑)은 25.4%(총선 득표율 22.1%)와 30.4%(총선 득표율 25.0%)의 주민투표 투표율을 각각 기록했다.
<뉴스파인더 김봉철 기자 (bck0702@newsfin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