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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08-25 08: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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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의 전셋값이 집값의 절반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집값 대비 전세값이 60%를 넘어서기 시작하면 수요자들은 구매로 눈을 돌려 결국 집값 상승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2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달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은 50.1%로 2006년 이후 최고치였다. 서울 소재 25개구 중 14개 구의 전셋값이 매매가의 50%를 넘어섰고 경기도는 28개시 중 16개시의 전셋값이 매매가의 50%를 넘었다.

집값 대비 전세금 비율은 2006년 5월의 50.1% 이후 계속 하락하다가 2009년 1월(39.8%)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해 2년만에 10%p 이상 상승했다.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실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삼성래미안(108㎡) 아파트의 경우 올 들어 매매가격이 9억 5,000만원대에 계속 머물러 있는 동안 전세 시세는 5억 3,000만원에서 6억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성북구 길음동 ‘동부센트레빌(142㎡) 아파트는 집값이 5억 8,000만원에서 4억 9,000만원으로 떨어진 반면, 전세금은 2억 6,000만원으로 2,000만원 올랐다.

집값은 하락했거나 정체돼있지만 전세 시세는 수요 대비 공급 부족으로 급등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기화된 시장 침체로 주택거래가 줄자 인기가 없어진 매매시장은 얼어붙었다. 집값이 오르지 않자 투기성 구매도 자취를 감췄고 실수요자들 역시 대출을 내서라도 집을 사야겠다는 판단을 접었다. 결국 실수요자들은 모두 전세수요로 몰렸다.

주택거래가 이뤄지지 않자 건설사들은 공급을 줄였다.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수요는 많아지는데 공급은 없고, 그렇다고 오르지도 않는 집을 사려는 이들도 없어 집값은 그대로. 전월세 수요가 많아지자 집주인들은 이득을 따져 전세보다 월세를 놓는 비율이 높아졌다.

이렇게 전세난은 가중돼 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올 가을 이사철을 맞아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다만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중이 약 60%대에 접어들면 매매수요로의 전환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60%의 돈을 내고 전세방에 사느니 어떻게든 40%를 더 보태서 구매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전세금 상승세가 더 확산될 경우 서민들은 수도권 외곽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부는 전셋값이 오르자 올해만 총 4번의 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이처럼 잦은 대책발표는 곧 정책들이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과 같은 얘기다.

이번 8·18 전·월세 시장안정화 정책에는 임대사업자의 요건을 3가구에서 1가구로 완화해 민간공급을 늘리고 소형주택의 전세보증금을 과세대상에서 배제해 서민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 역시 지난 대책들과 크게 다를바 없으며 획기적인 부분이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당장 가을 전세난이 예상되지만 최소 3개월은 지나야 효과가 있는 정책이라는 설명이다.

서울 및 수도권에 대한 이주수요가 많아지고 매매시장도 불안정한 상태라서 이번 정책 역시 이같은 현상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전월세 상한제’ 카드를 꺼내는 것이 단기간에는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파인더 최원영 기자 luca201@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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