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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08-02 05: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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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밥은 안 돼요-

요즘 교육감 후보로 자처하는 좌파출신들이 모두 무상급식을 주장하는 것을 보았다. 무상급식이라, 아마도 공짜로 밥을 먹이면 참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모양이지만, 이것은 오히려 학생을 망치는 일인 줄 모르고, 표만 얻겠다는 대(對)국민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의 하나가 틀림없다.

필자(筆者)는 30여 년을 교단에 섰다. 강산이 3번 바뀌는 동안 거치지 않는 학교는 없었다. 섬마을 중학교에서부터 시골 농어촌 학교, 그리고 농고 공고 실고 등 실업계교, 그리고 인문계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고 별스런 학교에서 근무를 마쳤다.

어찌 생각해 보면 이만한 행운도 없으리라 싶다. 가난하고 부모 없는, 가슴이 짠해지는 환경 속에서도 학교를 다니는 섬마을 학생들과의 생활은 잊지 못할 추억이었다. 누가 필자처럼 따스한 교편을 잡았을까 싶다. 그러나 4-5년 전부터 경험한 농어촌 학교의 풍경은 그렇게 아름다운 것은 아니었다.

1. 공짜가 부른 사교육

필자(筆者)가 최근 근무했던 학교는 전교생이 모두 36명인 전형적인 농어촌 학교였다.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거의 모든 것이 공짜라고 보면 된다. 우선 의무교육이므로 교과서부터 공짜다. 당연히 납부금도 없다. 게다가 우유급식이며 점심도 공짜다. 다만 필기도구나 교복만 자기가 해결하면 된다.

이렇게 공짜로 다니는 학생들이 과연 국민의 기대대로 열심히 공부 하는가. 아쉽게도 필자는 그런 아름다운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얼마나 공부를 안 하려고 하는지, 기가 막힐 때가 많다. 그러나 학생들은 방과 후에 2십여 리 떨어진 읍내 학원으로 간다. 한 달에 수십만원 하는 종합반을 다니는 것이다.

공짜로 배우는 학교에서는 공부 안 하고, 비싼 돈 주고 학원으로 가는 심리를 알 수 없었다. 나중에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속에는 공짜로 배우는 것에 대한 아까울 리 없다는 헤푼 심리, 돈 안 주고 배우는 것은 그냥 대충 해도 좋다는 심리가 작용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너나없이 비싼 학원에 다니고 있었다. 심지어 학습지진아에 속하는 특수학생들도 다니고 있었다. 이런 지경에 정치인들은 농어촌 학생들이 돈이 없어서 공부를 못하는 줄 아는 것이다. 천만에 말씀이다.

더구나 요즘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이미 중학교 3학년 초부터 사립고 같은 데서 모셔가기로 예약하는 세상이다. 고 3년까지 모든 것을 무료로 가르치겠다는데, 이런 현상을 좌파정치인들이 알고나 있을까 모르겠다. 대학까지 일류대를 갈 경우엔 등록금까지 대주는 세상이다. 그러므로 공부 못하는 것이 문제이지, 돈 없어서 공부 못한다는 이야기는 거짓말이다.

또한 농어촌 학생들이 학원에 다니는 현상을 공교육 붕괴에서 찾기 말기를 바란다. 이 아이들은 공짜로 다니는 학교에서는 놀고, 비싼 돈 내고 다니는 학원은 돈 아까워서도 공부가 된다는 공짜 심리가 키워놓은 기형적인 아이들이다.

2. 공짜 심리의 확산

이런 공짜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모든 것을 공짜로 안다. 그러면서 철저하게 자기본위의 학생으로 자라나면서 모든 것을 학교에서 해결해준다는, 필요 없는 의타심만 커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 학생들은 자기 돈 내고 먹는 아이스크림은 귀한 줄 알아도, 학교에서 주는 우유는 버리고 간다. 다이어트 한다는 핑계도 기가 막히지만, 근본적으로는 공짜에 대해 아끼려고도 신뢰도 하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학생들은 무슨 행사 때 학생 인솔을 하면 학교에서 밥값이 나온다는 것도 안다. 그래서 경시대회든 소풍이든 어디를 데리고 다녀도 공짜로 먹는 것이 당연하다는 투다. 마치 탈북자들이 남한의 시장경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북한에서처럼 그저 국가가 모든 것을 해결해줄 줄 아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지나치게 공짜로 길러진 학생들은 사회주의식 평등주의 속에 자라난 것과 같은 무기력한 인간이 된다고 보면 정확하다. 더구나 이런 공짜 심리는 얼마나 달콤한 독물일 것인가.

3. 무상급식보다는 시설에 투자하라

필자(筆者)가 김포 고촌초등학교를 방문하고 받은 충격은 너무나 컸다. 전교생 거의 전부가 특별활동을 하고 있었다. 관현악이며 서예며 운동에 이르기까지 너무도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거기엔 학부모들도 참여하고 있었다. 예절실까지 갖춘 학교의 모습은 시설이 교육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만나는 학생들도 모두 배꼽인사를 하고 있었다. 얼마나 지극한 인사인지 우리는 걸음을 멈추고 일제히 맞절을 하고 있었다. 이 장면은 정말 잊을 수 없었다. 열심히 자기연마를 하면서 예절까지 갖춘 전인(全人)교육이 실현되고 있는 현장이었다.

그러므로 무상급식으로 들어가는 그 많은 예산을 학교시설에 투자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먹어서 없애는 것보다 시설로 남겨서 100년을 가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무상급식을 할 만큼 가난한 집안의 아이들은 무상급식을 해도 좋다. 그러나 한달에 수천만 원씩 과외로 투자되는 부잣집 아이들에게 무상급식을 베푼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 더구나 학교급식의 위생 상태나 급식의 질을 생각할 때. 학부모들 속에는 학교보다는 집에서 먹는 것을 바라는 사람이 많을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원하지도 않는 무상급식을 확대 선전하는 것은 좌파의 선심성 선거 전략일 수밖에 없다. 제발 속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정재학 프런티어 기고논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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