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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07-20 11: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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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통신의 대동강변 수해사진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알려지면서 국내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

특히 최근 일부 민간단체들의 북한 식량지원 움직임과 맞물리면서 “북한의 꼼수에 넘어갔다”며 북한의 사정에 능통한 탈북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1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수해가 안 난 것을 났다고 한 것은 아니고 사실은 사실 같다”면서도 “심각하게 보이려고 과장한 것 같은데, 황해도면 모를까 평양시는 물에 잘 잠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이번 일로 북한은 대외적으로 큰 망신을 당했다”며 “단순히 보여지는 사진이 중요한 게 아니라 피해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확인 작업이 중요하다. 북한이 원칙에 맞지 않는 행동을 했다”고 비판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 대표도 “마약 팔고 위조지폐(슈퍼 노트)까지 만드는 북한이 무슨 일인들 못하겠느냐”면서 “궁지에 몰리니까 별의별 꼼수를 다 동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 대표는 ‘북한이 자존심까지 버리고 사진 조작까지 했겠는냐’라는 질문에는 “북한은 예측 가능하고 상식적인 나라가 아니다”라면서 “무언가를 얻기 위해선 체면이고 뭐고 없는 곳”이라고 일축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정말 수해가 심각해서 그런 것 같지는 않다”면서 북한의 ‘상무조’를 배후로 지목했다.

김 대표는 “상무조는 국내 민간단체들의 움직임까지 치밀하게 계산해서 작업했을 것”이라며 “민간단체들을 부추기는 효과와 자연 재해라는 거절하기 쉽지 않은 명분으로 보수진영의 대북지원 반대 논리를 잠재우는 효과를 동시에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기회에 북한에 끌려가고 말려들면 안 된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되새겨야 한다”면서 “오히려 ‘사진조작까지 한 북한에게 대북지원은 안 된다’는 반대논리를 얻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문화일보도 이날자 사설을 통해 “북한이 대동강 수해 사진까지 조작한 건 정권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면 무슨 일이든 저지르는 김정일 정권의 실체를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신문은 “AP와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6월 29일 서방 언론사로는 처음으로 AP 특파원을 평양에 상주시키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배경 역시 국제 사기극을 벌이기 위한 통로로 악용하기 위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태풍 메아리가 북상하던 지난달 말 수해 상황을 거의 보도하지 않거나 ‘복(福)비’라고까지 하더니, 최근 수해를 집중 보도하기 시작한 것은 핵실험과 천안함·연평도 도발 이후 국제사회에 동정 여론을 일으켜 식량지원을 받아내려는 꼼수”라고 맹비난했다.

앞서 미국 AP통신은 지난 18일 중앙통신이 16일 송고한 대동강변 수해사진이 디지털 기술로 변형된 것으로 의심된다며 고객들에게 대동강 주변 도로가 폭우로 침수된 상황에서 주민 7명이 걸어가는 장면이 담겨 있는 해당 사진을 삭제(photo kill)해 줄 것을 요청했다.

AP통신은 이 사진 속 남성들의 무릎과 자전거 등이 흙탕물과의 경계선이 분명하지 않고 무릎이 물에 잠긴 상태에서도 바지가 젖은 흔적이 없다는 이유 등을 들어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편 국제적십자사(IFRC)는 18일 “북한의 수해 상황을 직접 보고받은 바 없다”며 “아직 폭우 피해에 대한 지원 요청을 받지 않았다”고 밝혀 북한의 사진조작 의혹이 더 증폭되고 있다.

대북 단파라디오 열린북한방송도 같은 날 평양 소식통의 말을 인용, “이번 장맛비로 대동강이 지나가는 평양이 입은 피해는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통신 등이 평양시와 황해도, 강원도가 이번 장마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지만, 실제로는 피해 정도가 지난해보다 덜 한 편”이라며 “다만 평양시 하수도 시설에 문제가 생겨, 일부 지역에서 공장 폐수가 흘러 넘치는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뉴스파인더 김봉철 기자 (bck0702@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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