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원희룡-나경원 3강 구도 된 이유
- 홍-나-원 순으로 3강을 형성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

한나라당 7.4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후보 간 경쟁도 어느새 중반을 훌쩍 넘어섰다.
기호1번 원희룡, 2번 권영세, 3번 홍준표, 4번 남경필, 5번 박진, 6번 유승민, 7번 나경원 후보 등 총 7명이 자웅을 겨루고 있다.
당내 선거다보니 대중들의 무관심 속에 진행 되면서 ‘그들만의 리그’라는 얘기가 나왔고, 대권잠룡들이 모두 빠지면서 ‘마이너리그’라는 비판적 시각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선출될 새 대표는 내년 총선 공천권을 거머쥐고 있다는 점에서 당내 관심도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총선을 무난히 치를 경우 새 지도부가 내년 12월 대선까지 책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에 더더욱 그렇다.
초반에는 홍준표 후보가 단연 앞서 나갔다. 친이계(이명박계)에서 지지할 단일후보를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교통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나경원 원희룡 후보가 친이를 대표해 나서게 됐다.
친이계 표가 나, 원 두 후보로 갈리면서 초반 판세는 1강(홍) 2중(나․원) 4약이었다. 그러나 한 때 이재오계가 단일대오를 형성해 원 후보를 지지한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홍 후보를 위협하기도 했다.
각종 당내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원 후보의 추격에 홍 후보도 깜짝 놀랐고, 주변에서도 깜짝 놀랐다. 특히 여의도연구소가 21만2,400여명에 이르는 선거인단 전수조사를 실시하자 원 후보가 오히려 홍 후보를 미세한 차이로 앞섰다는 얘기도 돌았다. 홍, 원 후보가 2강이라는 얘기가 언론을 통해 나온 이유다.
그러나 최근에는 판세에 변화가 일었다. 홍-나-원 순으로 3강을 형성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결정적 원인은 이재오계가 사분오열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연이어 이탈자가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이재오 측근 의원 뿐 아니라 조직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실제 안상수 전 대표를 도왔던 이재오계 핵심중진인 A의원을 비롯해 ‘조직책’으로 통하는 초선의원이 새로이 홍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
충청권과 호남권 당협위원장도 상당수가 등을 돌렸다. 그러면서 일부는 홍 후보 쪽으로, 일부는 나 후보 족으로 이동해 간 정황이 확인됐다. 급기야 이상득 의원의 당 대표 경선 ‘중립’을 선언하면서 친이계로선 중대 전환점을 맞게 됐다.
한 당직자는 “여론이 뒷받침되지 않는 후보는 한계가 있다”며 “조직과 여론이 균형을 이루지 않고서 단순히 조직으로만 승부하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평했다.
홍 후보가 원 후보와 설전을 벌이다 최근 무대응 전략으로 돌아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시 안정권으로 선두에 섰다고 판단한 것이다.
연일 홍 후보가 ‘줄세우기’를 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던 원 후보도 정책대결 쪽으로 일단 입장을 선회했다. 이전투구 양상의 당내 대결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많아진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원 후보는 29일 기자회견까지 열고 “비전과 희망의 장이 되어야 할 경선이 ‘공작정치’, ‘계파정치’와 같은 과거 회귀적 메시지로 호도되고 있다”며 “나 스스로 반성하고 희망의 전대로 전환하기 위해 자기희생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 후보 측은 당원.대의원을 전수조사한 자체 데이터를 근거로 조직력에서 홍 후보를 다소 앞서고 있는 만큼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론에서 홍 후보와 1, 2위를 다투며 선전 중인 나경원 후보는 홍, 원 두 후보 간 경쟁에 때론 쓴소리를, 때론 방관자로 묵묵히 자기 갈 길을 걷고 있다.
나 후보 측은 “서로 ‘저 후보는 안 돼’라고 말하기보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당 혁신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남경필 후보의 막판 레이스도 관심사다. ‘무게감이 없다’는 지적에 “그 얘긴 권위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국민은 그것을 바라고 있다”며 재치 있게 맞서왔다. 연설에서도 그의 발언은 청산유수. 쇄신파의 지지를 업고 지도부에 입성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편 <뉴스파인더>가 당원.대의원을 대상으로 한 중앙일보 조사와 일반인 대상 중앙일보 및 한겨레신문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는 정치권의 일반적 분석과 크게 다르지 않게 나타났다. (28일자 “與전대 선거인단+여론분석, 득표1위는?” 기사 참고)
예상투표율을 40%로 가정하고, ‘모름.무응답’층을 배제한 상태에서 한나라당 경선 룰을 적용시킨 결과 홍 후보 4만8,755표(40.17%), 나 후보 4만3,930표(36.19%), 원 후보 3만6,406표(30.0%), 남 후보 2만2,059표(18.17%), 유 후보 2만1,077표(17.37%), 박 후보 8,994표(7.41%), 권 후보 5,486표(4.52%) 순으로 득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파인더 김의중 기자 zerg@newsfin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