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與대표, 지역구30-비례5개 공천권”
- 7.4전당대회 후보진영에 양다리 걸친 현역의원 다수
한나라당 7.4 전당대회 후보 7명이 확정되면서 누구를 지지할 지 눈치를 살피던 정계 관계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지지후보 선택에 따라 자신들의 명운도 결정이 되기 때문이다. 대개 ‘한 배를 탄다’고 표현한다.
당 대표가 총선 공천권을 전부 행사할 수는 없지만 상당부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인건 기정사실이다. 선거가 치러지면 사무총장이 자동으로 공천심사위원장이 되는데, 총장 자리는 대표가 결정한다. 공천심사위원 선임에 대한 의결권도 대표를 비롯한 최고지도부가 갖고 있다.
현역 의원들은 더욱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자칫하면 배지가 날아간다. 이 중에는 속편하게 특정 후보에 치우치지 않고 중립을 지키는 의원들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한쪽 편에 서게 마련이다.
최근 언론 보도에도 누구누구 의원이 어느 후보를 돕더라는 기사가 심심찮게 보인다. 특히 현역 의원은 전대 후보 캠프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게 규정되어 있는 만큼, 후방에서 조직을 지원하고 캠프에는 보좌진을 파견하는 식이다.
이 가운데는 이른바 ‘양다리’를 걸치는 이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친박계(박근혜계) 한 중진 의원은 친박이 아닌 전당대회 후보와 자주 만난다. 만나고 돌아가서는 친박 의원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다른 후보 진영과도 접촉하고 다니는 것이 자주 눈의 띄어 항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계 모 초선의원의 경우에도 친이계 후보 두 명 모두에게 “돕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예 이쪽에서 도와달라고 하면 “예” 저쪽에서 도와달라면 “예”, 또 다른 후보 쪽에서 도와달라고 해도 “예” 하는 의원도 있다고 한다.
누가 대표가 될 지 여부도 뚜껑을 열기 전에는 알 수 없기에 이런 현상이 더 짙다는 지적이다. 또 최고위원으로만 선출되어도 공천권에 있어 일정 ‘지분’을 갖는데 따른 것이다.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양다리 걸치는 의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했다. 그 배경으로 그는 “각 후보들과 의원들 간 평소 친분관계는 사실 정해져 있는데, 유력 후보들에게 찍힐까봐 전전긍긍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그는 “당 대표가 갖는 총선 공천 수는 적어도 지역구 20~30개에서 비례대표 4~5개 정도는 된다”고 했다.
선거를 돕는 실무자들 사이에서도 이런 현상이 종종 있다고 한다. 양다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유력후보를 찾아다니는 사람들도 자주 보인다는 것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총선 공천권 뿐 아니라 각 정부기관 인사 등 당 지도부가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나 관례적인 월권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현실적인 당 시스템을 이해하면 이들을 무조건 비난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뉴스파인더 김의중 기자 zerg@newsfin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