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등 “뭘 위한 원칙이냐!” 朴에 반기
- “당권-대권 분리 현행 유지” 박근혜 주장에 비판 이어져
당권과 대권을 분리한 한나라당의 현재 당헌을 유지해야 한다며 7.4전당대회에 참여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반발이 일고 있다.
당권-대권 분리 규정을 손질해 대권주자도 당권에 도전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가장 먼저 주장한 정몽준 전 대표는 20일 “무엇을 위한 원칙이냐”고 되물었고, 친이계 신지호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입장표명 타이밍이 적절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먼저 정 대표는 개인논평을 내고 “현행 규정을 유지하자는 것은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라며 “당이 위기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과거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미래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박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당을 살리고 나라를 발전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무엇을 위한 원칙이고 무엇을 위한 당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쇄신의 명분과 원칙을 상실하면 안 된다”며 “정당 정치의 개혁에 있어서 후퇴는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의원도 이날 당 홈페이지에 ‘한나라당은 민주정당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박 전 대표의 입장표명 타이밍이 적절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쓴소리를 가했다.
신 의원은 “당내외의 의견을 널리 구하고 수렴하기도 전에 못을 박는 듯 한 발언을 하는 것은 소통의 출발인 경청의 리더십과 거리가 있다”면서 “유력 대선주자의 입장표명은 존중받아 마땅하나, 그렇다고 해서 그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이 정리되고 더 이상의 논의가 무의미해진다면 결코 민주적인 의사결정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날 박 전 대표의 입장을 황우여 원내대표가 기자간담회 형식을 빌려 대신 전달한 것을 두고도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을 만나고 와도 대표 본인이 기자들에게 직접 브리핑하는 예는 드물다. 그건 대변인의 몫”이라며 “박 전 대표의 말씀이 적힌 황 대표의 수첩이 이정현 의원의 수첩처럼 보였다면, 지나친 과장일까”라고 비꼬았다.
앞서 황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근혜 전 대표가 “쇄신의 원칙과 명분을 상실하면 안 된다”는 이유로 당권-대권 분리를 규정한 현행 당헌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뉴스파인더 김의중 기자 zerg@newsfin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