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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05-13 09: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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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가 미국의 오사마 빈 라덴 사살을 비판하며 다시 한 번 극명한 반미 성향을 드러냈다. 한겨레는 6일 ‘‘원수’는 물고문·암살해도 되는 ‘미국식 정의’’란 제목의 기사를 온라인판 헤드라인 뉴스로 게재했다.

기사는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한 미국의 ‘정의’를 두고 세계가 논란에 빠져들고 있다”며 “분명한 국제법 위반(헬무트 슈미트 전 독일총리)” “비무장한 인간을 사살한 것은…매우 불쾌하다(영국 성공회 수장 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 등의 발언을 언급했다.

기사는 이어 “9.11테러의 원흉으로 지목된 빈 라덴 제거 작전 ‘제로니모’는 시작부터 끝까지 불법성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빈 라덴 은신처 정보를 물고문으로 얻어낸 점, 은신처가 주권 국가인 파키스탄임에도 무단으로 작전에 돌입했다는 점, 빈 라덴의 대응 사격이 작전 초반 한 차례였다는 점을 들어 ‘사살전 양상’이었다는 점, 또 빈 라덴이 비무장 상태로 끌려나와 12살 딸 앞에서 처형됐다는 범아랍 위성방송 알아라비야 보도 등을 거론하며 “불법으로 점철된 ‘미국식 정의’”라고 맹비난했다.

계속해서 기사는 “국가가 개인을 암살한 것”이라고 비판한 일본 아사히신문의 반응, 중동문제 전문가로 불리는 이희수 한양대 교수 등의 비판의견을 전하며 “9.11테러로 미국에서 3천명 가량의 희생자가 나왔지만 미국이 빈 라덴을 뒤쫓는다고 아프간, 이라크를 침공한 지난 10년 동안 50만 가량의 무슬림이 죽은 것으로 영국 <인디펜던트>의 중동 전문 기자 로버트 피스크는 추정했다”면서 “셀 수 없는 목숨의 가치를 숫자로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이는 ‘미국의 정의’라는 이름으로 가장하고 있는 추악한 진실이기도 하다”고 논평했다.

한겨레는 같은 날 사설 ‘비무장 빈라덴 사살은 국제법 위반이다’를 통해서도 “비무장 상태의 빈 라덴을 현장에서 사살한 것은 ‘정의’라 할 수 없다”며 “미국은 이런 모든 절차를 건너뛰어 현장에서 곧바로 ‘즉결처형’ 해버렸다. 이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 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미국을 맹비난했다.

-한겨레의 미국정부 비판은 반미 시각에서 비롯된 이율배반적 보도

위 한겨레 기사에는 몇 가지 뚜렷한 문제점이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을 비판하는 세계의 눈으로 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를 든 부분을 들 수 있다. 종교인은 테러범이나 테러로 희생당한 사람들을 모두를 생명의 가치란 점에서 동등하게 보는 특수한 집단이기 때문이다. 캔터베리 대주교 언급은 그저 상황을 더욱 감정적, 감상적으로 몰고 가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

한편 빈 라덴 사살 과정에서 발언을 번복한 미국 정부를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의 거짓말과 비교한 것도 상식과는 거리가 멀다. 자국민을 향해 테러를 저지른 테러범 사살 과정과 대통령의 일개 섹스 스캔들은 사실상 같은 지점에서 놓고 볼 수가 없는 사안이다.

그러나 미국의 빈 라덴 사살과 관련해 한겨레가 저지르고 있는 가장 문제는, 애초 한겨레는 이번 사건에 있어 미국정부의 정의를 비판할 수 없는 입장이라는 데 있다. 한겨레가 제3자의 눈으로 미국이 빈 라덴을 사살한 절차와 적법성의 문제를 비판한다면, 바다 건너 멀리 미국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직면한 북한 문제, 즉 북한의 민간인 및 정치범 학살과 물고문 암살 등에 있어 한겨레는 왜 일체 적법성을 문제 삼지 않는지부터 해명할 필요가 있다.

그 숫자와 불법성 정도 면에서 빈 라덴과 비교도 안 되는 김정일 체제의 북한 정권을 옹호해왔던 한겨레가 미국의 빈 라덴 사살 문제를 비판하려면 적어도 최소한의 기계적인 균형 감각이라도 갖춰야만 독자들을 납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기본적인 바탕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한겨레의 미국정부 비판은 그저 반미라는 편협한 시각에서 비롯된 이율배반적인 보도에 불과해진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 여론 무시하면서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 여론은 대서특필

한겨레는 미국의 적법성 문제를 따지기 전에 국제사면위원회(AI) 등 세계의 북한 비판 여론부터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2006년 국제사면위원회는 ‘북한: 인권관심사’ 보고서를 통해 북한 감옥 내에서 정치적이고 때때로 자의적인 투옥과 고문 및 극형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며, 탈북했다가 북송될 경우 특히 임신부는 가혹한 고통을 받는다고 밝혔다.

또 열악한 의료 환경 하에서 낙태를 강제 당하고 있으며, 즉결 처형과 장기간의 강제 노동도 여전하다고 보고한 바 있다. 강제수용소, 감옥과 노동교화소 등에서는 고문과 열악한 대우가 광범위하다는 보고도 있다. 구타는 신문 과정에서 일상적이라고 북한 내 인권상태를 폭로했다.

지난 2005년 4월 영국의 빌 라멜 외무차관은 런던 외무부 청사에서 탈북자들과 함께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인권상황이 세계 최악의 것이라고 단언해도 과장이 아니라면서 국제사회는 인권상황을 개선하도록 북한에 압력을 넣어야 한다고 말한 바도 있다.

이처럼 전 세계로부터 지난 수십 년에 걸쳐 비판을 받아오고 있으며, 날이 갈수록 인권탄압의 정도와 그에 따르는 국제사회의 비판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북한 정권이다. 그런데 이는 모른 척하거나 심지어 옹호하기까지 하면서 미국정부의 절차적 문제에 있어서만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을 무기 삼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는 모습은, 그 자체로 국제사회의 웃음거리이자 또 다른 비판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한겨레는 인지할 필요가 있다.

-조갑제 “비겁한 인간은 자신보다 용감한 이들을 질투하는 법”

한편 이렇듯 일방적인 반미 시각으로 빈 라덴을 사살한 미국을 비난하는 기사와 사설을 앞세운 한겨레는 독자들로부터도 뭇매를 맞는 모습이다.

아이디 murang66를 쓰는 독자는 “북한 인권 상황은 단 한 줄도 쓰지 않는 친북좌익언론은 김정일 교시대로 반미에는 열을 올린다. 너희 같은 것들이 인권 운운하는 자체가 이중뇌구조. 북한은 내재적으로 봐주기 뭐 이런 거에 사상 무장된. 미국의 허물은 다 들추고 북한은 어떻게든 옹호하려는 친북좌익언론들의 태도에 진절머리난다”고 비판했고, ekim543은 “2001년 9월 11일 비행기로 빌딩을 쏘아 몇천명의 죄 없는 민간인 죽인 것은 국제법 위반 아닌가? 지금 미국은 알케이다와 전쟁중이니까 그리 아시기를. 미국이 중대한 판단 착오를 저질렀다고? 중대한 판단 착오를 저지른 것은 빈라덴 이었지”라고 힐난했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역시 한겨레 등 빈라덴 사살에 대한 적법성 문제를 따지는 언론을 향해 “비무장한 북한주민들을 쏴죽이고 때려죽인 김정일에겐 침묵한 기자들이 왜 용감한 미군 특공대가 비무장한 빈라덴을 사살하였다고 흥분할까?”라고 반문하면서 “왜 우리는 김일성 김정일을 빈 라덴처럼 처단하지 못하였느냐고 우리 정부와 군(軍)을 비판하고 그런 보복을 하지 못하여 학살 부자(父子)가 제 명(命)대로 살도록 한 것이 한민족(韓民族)의 수치라고 보도하여야 할 기자들이 용자(勇者)들에게 엉뚱한 시비를 건다. 비겁한 인간은 자신보다 용감한 이들을 질투하는 법이다. 이게 변태이고 노예근성”이라고 맹비판했다.

<뉴스파인더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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