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박지원 리더십, 막판까지 빛났다
- 실종된 '여의도정치' 찾아. 새 원내대표 선출돼
지난 4일 민주당의 불참 속에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한-EU FTA 비준동의안을 표결 처리했다.
이날 비준동의안 처리는 김무성 원내대표의 지휘 아래 당 소속 의원이 150명 이상이 참석, 일사불란하게 진행됐다.
지난 2일 여.야.정 ‘15인 회의’ 때 정부가 SSM 규제법 등 민주당의 요구조건을 모두 수용하면서 한-EU FTA 비준안은 4일 처리하기로 합의가 된 바 있다.
합의 과정에서는 김무성 원내대표의 여야 합의를 위한 끈질긴 노력도 있었다.
하지만 민주당 내 강경파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난항을 겪기 시작했다. 경기지사 재임 시절 FTA를 적극 찬성했던 손학규 대표 또한 야권연대를 의식해 비준안 처리를 못하겠다고 공언하면서 무산되는 듯했다.
여야 합의를 이끌어낸 박지원 원내대표는 당내 반발에 부딪히자 “개인적으로는 한-EU FTA 비준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선당후사의 입장으로 당론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가 5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한-EU FTA 비준안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정부에 많은 요구를 했다. 그런데 정부가 요구 조건을 대부분 수용하면서 야당에서도 더 이상 무조건 반대할 명분이 사라진 것.
박 원내대표는 “15인 회의에서 우리는 세부사항까지 요구하며 하나하나 다 받아내서 깨자고 하고 갔는데 정부에서 다 받아들였다”며 “그 과정에서 소리도 지르고 퇴장도 하고 장관들끼리 다른 방에 가서 회의도 하면서 협상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최고위원들이 협상이 이뤄졌다는 얘기 외에 어떤 내용도 듣지 못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반대를 한다면 그 분들이 더 적극적으로 제게 얘기를 해 줬어야 한다”며 “제가 끝나고도 다 전화했고 ‘제가 왜 반대하나, 내용이 아주 좋다’고 하자 달라진 분도 있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도 “그 쪽에서는 내용은 좋지만 민노당이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했다”며 무조건적인 반대를 간접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결국 민주당은 물리적 충돌 대신 본회의장 입장을 ‘보이콧’ 하는 것으로 야당의 모습을 보였다.
박 원내대표는 이번 기회를 통해 정부 정책에 잘못된 것은 반대하거나 협상을 통해 제대로 이끌어 내고 잘된 것은 협조하는 진정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아 냈다.
김무성 원내대표와 함께 실종된 ‘여의도 정치’를 살리면서 임기 막판까지 ‘리더십’을 빛냈다.
6일은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이, 13일은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이 있는 날이다. 김무성 원내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의 뒤를 이를 새 원내대표가 누가 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프런티어타임스 최정숙 정치부차장 frontier1@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