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재보선 고공투표율 원인은 뭘까
- 내년 총선-대선 전초전에 지도부 명운, 예측불허 혼전으로 흥행몰이
4.27 재보선에서 당초 정치권이 예상치 못했던 40%대 고공 투표율이 예상되면서 이번 선거의 ‘흥행몰이’ 원인분석과 정국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선거는 내년 4월에 실시될 19대 총선을 앞둔 민심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여야의 텃밭 분당을-순천 국회의원 선거결과가 주요 관전 포인트이다.
이와 관련, 한 정가 관계자는 “여당 내부갈등이 빚어진 분당을이나 야권연대를 위해 민주당이 양보한 순천은 여야 공히 공천논란 때문에 주목되는 곳”이라면서 “이번 선거결과 각 당의 승패 여부는 향후 총선정국에서 여야 텃밭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분당에서 여당이 승리하면 강남권을 포함한 수도권 표심이 공고화됨은 물론 안상수 대표체제의 안정화와 함께 정부의 국정운영 역시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분당에서 여당이 패할 경우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권에서 여당이 총선에서 낙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가운데 여파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전체에 미쳐, 한나라당 소장파를 중심으로 하는 당내 쇄신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조기 전대론’이 또다시 고개를 들 수도 있다.
손학규 대표까지 차출해 여당의 텃밭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인 민주당의 입장에선 분당을에서 패한다면 손 대표의 입지가 위축되는 동시에,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 등 주류세력에 의한 당권-대권도전이 시작돼 당내 역학구도 역시 급변될 여지가 많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손 대표가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를 누르고 당선될 경우 수도권에 야당의 영향력을 강화할 전초기지를 마련해 차기 총선 및 대선에 유리한 분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초 분당선거는 야당이 패해도 잃을 것이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엔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손 대표가 패하고 순천-김해을 중 한 곳이라도 야권 단일후보가 패하면 야권연대를 추진한 손 대표는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그는 또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손 대표가 분당을에서 고배를 마신다면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실력을 발휘한 국참당 유시민 대표와 경쟁을 벌여야 한다”며 “당내에선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 등 주류세력, 당 밖에선 친노세력과 일전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선거막판 여야간 불법 선거운동 논란이 벌어지는 등 과열-혼탁양상을 보였던 강원지사 보선에선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의 우세 속에 민주당 최문순 후보의 추격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가 관건인데 어떤 결과가 나와도 선거후유증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강원지역 정가 일각에선 불법 선거운동 논란 때문에 여야간 고소-고발전이 뒤따르자 유권자들이 투표에 적극 참여토록 만들어 흥행이 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선거직전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대로 한나라당이 강원도를 탈환하게 되면 6.2 지방선거에서 보여준 친야성향의 지역민심을 되돌리는 큰 성과를 거두는 셈이 된다.
또한 여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기도 하는 여당 김태호 전 경남지사와 친노세력의 결집으로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한 이봉수 후보간 대결구도 역시 유권자들에게 ‘현 정권 대 전 정권’간 대결이란 연상까지 불러일으킬 정도로 투표열기를 끌어올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당초 예상됐던 야권 단일화 효과가 저조해 김해을에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만큼 여당이 승리한다면 차기 총선과 여권의 대선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 정치 분석가는 “여권 내 잠룡이자 총리후보까지 올랐었던 김태호 전 지사가 승리할지 친노세력의 지원으로 야권 단일후보를 내세운 이봉수 후보가 이길지는 예단키 어렵다”면서도 “만약 김 전 지사가 승리하면 친노진영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고 언급키도 했다.
그는 이어 “김 전 지사가 이길 경우 야권에서 친노세력의 입지가 위축돼 유시민 대표가 민주당 손학규 대표에 밀리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여권 내의 대권경쟁은 박근혜 전 대표의 독주에 김 전 지사가 추가되는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프런티어타임스 송현섭 편집국장 21cshs@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