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 "대북지원 쇠고기, 사진만 찍더니..."
- "쌀 없어서 죽는 것 아니야. 중앙에서만 쥐고 있어"
새터민(탈북자) 대학생이 UN 등에서 지원 받은 식량을 북한 군부에서 사진만 찍고 회수한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탈북한 지 6개월 됐다는 한 대학생은 지난 2일 경기 영어마을 파주캠프에서 열린 ‘대학생기자단 소통캠프’를 통해 “북한에 있을 때 상점에 가서 UN에서 가져다주는 쇠고기를 받은 적이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대학생은 “하루는 반장님이 오셔서 소리를 지르고 상점으로 가라고 하더라”며 “자식도 있고 해서 상점에 갔는데 쇠고기 5kg을 줬다. 5kg을 받을 때는 유엔사찰단이 와서 봤는데 그 사람들이 가니까 다시 상점에 가서 반납하고 500g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는 군대가 많아야 미국 놈이나 남조선 놈들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고 해 사실이라고 생각했다”며 지원된 식량이 군대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학생은 “햇볕정책으로 인해 북한 국민들에게 보내지는 약품 등이 시장에서 팔려 핵무기 돼 우리를 겨누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땅에 쌀이 없어서 죽는 것이 아니다”며 “중앙에서만 쥐고 있고 군부대 장교들이 다 취급한다. 쌀이 보내지면 군인들이 잘 먹지, 주민들이 먹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 대학생은 천안함, 연평도 사건과 관련해서도 “천안함은 그렇다 쳐도 연평도 사건은 TV로도 보고 했는데 천안함의 증거가 없어도 북한의 소행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는 것 아니냐”며 “북한을 증오하고 미워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의문을 붙이고 물음표를 붙이는 것이 이상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또다른 새터민은 “달라는 대로 주는 수수방관식 지원 말고 좀 더 관리와 감독을 철저히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선회해야 한다”며 “앞에서는 주고 사진 찍고 뒤에 가서 도로 뱉어 내게 하는 것 말고 ‘북한 주민들 죽 끓여 주기’ 등 현장에서 해 주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김문수 경기지사는 “앞에서 사진 찍고 뒤에 가서 반납하게 한다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북한 사회가 왜 침몰하는지, 왜 배가 고픈지 이해가 간다. 북한에 현실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깊이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런티어타임스 최정숙 정치부차장 frontier1@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