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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03-24 08:4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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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선독주가 여권은 물론 본인에게도 독(毒)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야권연대나 통합논의가 활발한 진보진영과 비교했을 때 여권의 대권다툼은 너무나 싱겁게 흐르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40%에 육박한다. 반면 당내 다른 후보군의 지지율은 바닥 수준이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에도 한참 미치지 못한다.

경선이 흥행되고 이슈가 많아야 본선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상식이다.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에 맞서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가 단일화를 꾀해 대권을 거머쥔 것도 좋은 예다. 악플(악성 댓글)보다 무서운 게 무플(無 댓글)이라고, 국민들의 시선을 끌지 못하면 외면당하는 게 이 바닥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대선 후보들 나름의 활동이 좀 더 활발해졌다는 것은 좋은 징조다. 이재오 특임장관 측은 서울 모처에 진즉부터 사무실을 마련하고 사람을 끌어 모으고 있다. 상주하는 직원도 상당수 있다고 한다. 박 전 대표와는 오랜 악연을 이어오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 쪽도 대외움직임이 활발해 졌다는 후문이다. 정치인들과 왕래가 잦고 모임에도 자주 참석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 까지다. 대선에 나서는 것과 앞으로 박근혜 대항마로 부상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그런 점에선 정운찬 전 총리 카드도 아쉽다. 지지가 높진 않아도 여러 모로 당에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주는 매개체 역할을 해왔던 그다.

그런 만큼 당에서 거는 기대도 컸고, 한 때 박근혜 대항마로 불리기도 했다. 정 전 총리 입장에서도 4.27 재보선 분당을 공천은 향후 당내 입지를 결정짓는 주요 기로였을 수 있다.

그런데 여권관계자들과 정책적인 문제로 부딪히고, 뜻하지 않게 여자문제로 구설수에 오르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져 기대에 어긋나기만 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차기 대선까지 19개월이나 남았기에 현 시점에서 판단하기엔 다소 이른 감도 있다. 그러나 야권에 흥행을 빼앗기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 같은 분위기를 타고 나온 한 여론조사 결과가 재밌다.

디오피니언 3월 정례조사에 따르면 박 전 대표를 비롯한 여당 대선후보들의 지지율을 모두 합치면 50%가 넘지만, 정작 내년 총선에서의 여당후보 지지율은 38%에 불과하다는 내용이다.

야당후보가 44%를 받은 결과에 빗대보면 형편없는 결과다. 여당의 지지율에 상당한 거품이 끼어 있음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현재 추세로는 무당층이 야당후보표로 결집하는 모양새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데다 이 같은 분위기가 대선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청와대를 비롯한 여당 내에서 제3후보를 물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총선 승리가 대선 승리를 담보할 순 없지만, 그 흐름을 거역하기엔 총선과 대선 간격이 너무 짧다는 것도 문제다.

4선의 한 중진 의원은 “유시민, 손학규 같은 야당 대선후보들을 우습게 보다가는 총선도, 대선도 패배할 수 있다”면서 “내부에서 경쟁력 있는 인사가 없다면 외부에서 모셔 와야 한다”고 했다. 선거 경험이 풍부한 정치인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목소리다.

선거 때마다 “깜짝 놀랄 만한 인사를 모셔올 것이다”, 정부 인사 때마다 “깜짝 놀랄 만한 인물이 있다”면서 호들갑을 떠는 게 다가 아니다. 경쟁과 이슈생산을 위해선 인적 인프라의 사전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그동안 실제 깜짝 놀랄 일이 있었는지는 국민들 기억에 별로 없기 때문이다.

<프런티어타임스 뉴스파인더 김의중 기자 zerg@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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