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거짓말 증언 논란... 부담되는 한나라
- 홍준표 "박연차 관련 추가 폭로시 심각한 타격"
15일 4.27 김해을 재보선 출마 선언 예정인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향한 여당 내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의 경우 김 전 지사가 재보선 후보로 대두됐을 때부터 출마를 강력 반대해 왔다.
이유인즉 ‘박연차 게이트’ 때문에 치러지는 선거에 또다시 같은 문제로 총리 후보자에서 낙마한 사람을 후보로 내세울 수 없다는 것.
홍 최고위원은 최근 “김 전 지사가 후보로 나서 상대편에 의해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된 사안이 추가로 폭로된다면 한나라당 전체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같은 홍 최고위원의 우려는 결국 현실로 나타났다. 김 전 지사의 출마 소식이 전해진 14일 민주당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이번 재보궐 선거는 지난해 10월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에서 김 전 지사를 낙마시켰던 박연차 게이트 사건과 관련 있는 선거”라며 비판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같은 사안에 대해 야당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고, 의혹을 받고 있는 집권여당의 후보는 바로 그 재보궐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누가 봐도 불공정하고 부적절하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심지어 한나라당 지도부 일각에서도 박연차 게이트에 대한 우려로 김 전 지사의 출마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김 전 지사는 재보궐 선거 출마하기 이전에 국민들께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에 관해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소상히 고백하는 것이 도리”라고 지적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도 앞서 13일 경남 김해시 장유면의 김해을 4.27 재보궐선거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의 선거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연차 의혹 때문에 총리 후보에서 낙마한 사람을 집권당이 공천하는 것이 도리에 맞는지 김해시민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유 원장은 그러면서 “김 전 지사는 아니라고 하지만 박연차 씨와의 관계에 대해 사실과 다른 청문회 진술이 문제가 돼 낙마했고 아직도 여러가지 의혹이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야당 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반발하고 있다. 지난 7일 김해을 출마를 준비했던 길태근, 김성규, 김혜진, 신용형, 임용택, 황석근 등 당내 예비후보 6명은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연차 게이트를 비롯해 선거비용 10억 대출, 스폰서 의혹 등으로 이미 부적격자로 검증돼 총리 후보에서 낙마한 김 전 지사의 낙하산 공천은 실패작이 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만약 김 전 지사 출마시 후보 6명이 연대해 1명의 단일후보를 추대해 시민들에게 직접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향후 상황에 따라 탈당도 불사하겠다”고 반발했다.
김 전 지사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총리후보직 사퇴와 관련, “박연차 씨 때문은 아니다”며 “제가 좀 미숙했고, 국민들에게 총리자격에 대한 어떤 믿음을 못 드려서 국민과 당과 대통령에게 누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자진사퇴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 전 지사가 공천을 받게 될 경우, ‘박연차 게이트’ 거짓말 증언 논란이 빚는 공천 후유증은 예상보다 더욱 심각해지고 결국 한나라당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프런티어타임스 최정숙 정치부차장 frontier1@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