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침출수, 정화시 마실 수도 있어"
- 정운천 "백마디 말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해결방안 찾아야"

▲ 사진=프런티어타임스
“구제역 침출수는 정화하면 마실 수도 있다. 너무 걱정하시 마시라.”
7일 경기 이천의 한 농장에서는 ‘구제역 매몰지 침출수 자원화 시연회’가 열렸다. 이날 시연회에는 세간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많은 취재진과 관계자들이 몰렸다.
이날 참석한 한 관계자는 퇴비화 과정을 설명하던 중 “침출수는 정화하면 마실 수도 있다”며 “다만, 정서상 우리가 아무리 발 씻은 물을 정화한다고 해도 그 물을 마시기에는 껄끄러운 부분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구제역 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운천 최고위원은 시연회에서 “국민들이 많은 우려와 걱정을 한다”며 “하지만 이번 구제역 위기가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멸균 전에는 유해한 자원이지만 멸균하면 무해한 자원이 된다”며 “발효시켜 자원화 한 뒤 퇴비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에서 경험하지 않고 보지 않아 의심을 하는데 제대로 알리고 싶었다”며 “말로는 설명이 안 돼 실질적으로 결과를 만들어서 시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다른 방법도 10가지가 넘는다”며 “정부에서 분위기를 만들고 이런 위기를 새로운 기술개발의 기회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행법상 한 번 돼지가 매몰되면 3년 동안 꺼낼 수가 없다”며 “이는 세균 덩어리를 그대로 땅 속에 묻어두는 셈이 된다. 법률을 고쳐서라도 매몰된 돼지사체와 침출수를 자원화해 해당 매몰지를 재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한 “ 3년 전 촛불정국의 위기 속에서도 ‘원산지표시제’를 도입해 축산농가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구제역이 문제라고 말로 백 마디 하는 것보다 하루라도 빨리 대안을 찾아서 해결해야 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축산농가들이 자기 집 옆에 가축들을 묻고 얼마나 가슴을 졸이겠나”며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이날 동석한 황진하 의원도 “국민 정서상 침출수로 만든 퇴비에 대한 논란은 있다”며 “하지만 건조기의 탈취 기능으로 퇴비에서 구수한 냄새가 나는 등 오늘 시연회에서 검증이 됐다. 퇴비의 상용화는 물론 해당 기술의 수출도 가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병돈 이천시장은 “침출수가 모든 매몰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며 “습기가 없는 곳은 흙과 섞여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 시장은 “침출수를 뽑아서 국민들이 우려하지 않도록 보호할 것”이라며 “침출수 퇴비는 필요한 농가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연회는 구제역 판정으로 키우던 돼지 1600두를 매몰한 한 농가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시연회장에서는 침출수에 톱밥 등을 섞은 다음 170℃에서 고온 멸균·건조, 파쇄공정을 거쳐 유기성 퇴비 원료를 배출해 자원화 하는 과정 등이 소개됐다.
건조기를 제작한 (주)가이아 측의 설명에 따르면, 침출수를 170℃의 고온에서 멸균 처리했기 때문에 구제역 바이러스는 없어지고 퇴비 성분을 검사한 결과에서도 세균이나 중금속이 전혀 검출되지 않는다.
또한 생성된 퇴비는 과수농가 뿐 아니라 묘, 장, 잔디밭 거름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원화 과정에서는 다소 심한 냄새가 났다. 하지만 정운천 최고위원과 황진하 의원 등 참석자들이 퇴비가 완성된 이후 냄새를 맡았을 때는 실제 구수한 냄새가 나기도 했으며, 바로 옆 매몰지에서도 별다른 냄새는 나지 않았다.
<프런티어타임스 최정숙 정치부차장 frontier1@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