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言語使用에서 올바른 思惟가 나온다
- 反國家세력이 진보라니...
올바른 言語使用에서 올바른 思惟가 나온다
신문을 읽거나 방송뉴스를 듣다보면 가끔씩 부적절한 언어사용의 경우를 접하고 황당해할 때가 있다.
별 것 아닌 사소한 것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言語가 思考의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 결코 간단히 넘길 일이 아니다.
사소한 것으로는 예법에 어긋나는 것을 들 수 있고 큰 것으로는 彼我를 혼동케 하는 경우도 있다. 요즘은 잘 사용하지 않지만 한 10년전까지만 해도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면 장난스럽게 "자네 춘부장(春府丈) 안녕하신가?" 하는 친구가 있었다.
春府丈이 어떻게 '타인의 父親'을 의미하게 됐는지는 모르겠으나 '제3인칭'으로서 "자네 춘부장"이란 말은 잘못 사용하는 것이다. 그냥 "춘부장 안녕하신가?"라고 해야 맞다.
라디오나 TV에서 출연자들이 자신의 아버지, 어머니를 가리켜 "아버님, 어머님"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보는데 이것 역시 틀린 예법이다. 제 3자를 상대로 자신의 부모를 칭할 땐 그냥 '아버지, 어머니'라고 해야 맞다.
어떤 지체높으신 사람들 중엔 TV에 나와서 "제 夫人이 ....."하는 경우를 자주 보는데 이건 아주 잘못된 禮法이다.
'夫人'은 '타인의 아내'를 지칭할 때나 '자신의 아내를 직접 부를 때' 사용하는 것으로 제3자에게 자기 아내를 '夫人'이라고 호칭해서는 안 된다.
허기야 한때는 자신의 남편을 '아빠'라고 부르던 시절도 있었고 요즘은 '오빠'라고 부르는 세상이니 그까짓것 쯤이야 싶기도 하다만 아무래도 내 귀에는 크게 거슬린다.
이 경우는 예법에 어긋나는 경우지만 意味를 잘못 이해해서 사용하는 경우는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도 있음에 우리가 크게 경계해야한다. 오늘 뉴스를 훑어보니 내 눈에 제일 거슬리는 것이 "김정일 有故에 대비해서"라는 제목이다.
우리가 오랜만에 만난 지인에게 보통 하는 인사말이 "부모님은 無故하시고..."인데 여기서 無故란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시느냐는 의미의 높임말이고 이에 반대되는 말이 '有故'이다.
無故든 有故든 높임말로서 존경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말인데 이게 어떻게 김정일한테 쓰일 수 있는지 이런 신문기사의 제목을 볼 때마다 나는 개탄하게 된다.
말로 먹고사는 언론종사자들이 언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그렇게 사용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
더 나아가 말끝마다 '국방위원장'직함을 꼬박 꼬박 붙이고 죽은지 오랜 그 애비한테는 '主席'호칭을 절대로 빠뜨리는 법이 없이 갖다 붙이고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전직대톨령을 '全氏, 盧氏'라고 부르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이런 납득하기 힘든 용어나 언어사용은 급기야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를 흠모하는 '위수김동族'이나 그 아들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 동지"를 흠모하는 '친지김동族'을 진보, 좌파, 민주화세력, 개혁세력이라 불러주는 단계로까지 발전하게 된 것이다.
反國家세력이 진보라?
한국의 좌파는 유럽의 좌파와 다르다? 어떻게 다른데.....? 좌파가 아닌 걸 왜 자꾸 좌파라고 부르는 것이며 진보가 아닌 걸 왜 자꾸 진보라고 불러주는가?
먹물깨나 먹었다는 사람들이 이러니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아직 철없는 젊은이에게 참다운 '진보', '개혁세력'이 되기 위해서는 김일성과 김정일을 긍정적으로 봐야한다는 암시를 보내는 것 아닌가?
박대통령의 서거소식에 감격해서 만세를 불렀다는 사람이나 '위수김동족'이나 '친지김동족'이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개혁세력이고 민주화세력이고 진보세력이 되었다.
덜 익은 먹물들이 자행하는 언어의 농간에 속절없이 넘어가는 국민들이여!
그렇게 해서 조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主敵에 대한 적개심을 없에고 과잉섭취한 민족정서로 '우리민족끼리'라는 삐뚤어진 일체감을 부여해 정작 분노해야할 경우에도 분노하지 않는 이상한 국민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思惟란 인간이 경험하여 아는 것을 토대로 현상에 대해 일정한 개념을 형성하고 이 개념으로 미래의 일에 대한 판단과 추리하는 능력을 말한다.
우리는 지금 올바른 思惟활동을 하고 있는 것인가?
쉽게 말해서 우리가 지금 제 정신으로 살고 있는가?
올바른 言語사용이 올바른 思惟를 가능케 한다.
제발 생각이라는 걸 좀 하고 살자!
<이태준 프런티어타임스 총괄국장 frontier@frontier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