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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02-13 09:2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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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준 프런티어타임스 총괄국장
내가 만난 소말리아사람들

나는 79년부터 84년까지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일했다.

건설회사 직원으로 내가 하는 일은 관공서로부터 인허가를 받는 일, 그리고 감리회사 직원들로부터 공사관계 승인을 받아내는 일 등등인데 감리회사 직원들은 전원 美國人과 英國人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사우디 정부의 관리들은 주로 인근 국가에서 온 무슬렘들이 대부분이었다.

높은 자리에 있는 부서 책임자만 사우디인이고 그 아래 자리는 수단, 소말리아, 에집트에서 온 사람들이 차지 하고 있었다. 그리고 '알코바'나 '제다'같은 대도시의 번화가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은 인도, 소말리아에서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들 역시 사우디인들과 같은 복장을 하고 있어서 우리 한국인들 눈엔 모두 사우디인으로 보이지만 로 피부색이나 체격,분위기에서 나라마다 달라 나는 쉽게 구분해낸다.

소말리아인들은 외모가 에티오피아인과 비슷하고 수단이나 다른 지역의 아프리카 사람들에 비해서는 덜 까맣고 분위기에서 서구적인 구석이 많아 상당히 세련되어 보이고 약삭빠르다고 할까 영리하다고 할까 그런 인상에 영어도 상당히 잘 했다.

아프리카 역사에 대해서 거의 아는 바가 없어 왜 그 사람들이 영어를 그리 잘하는지는 모르겠으나 하여튼 영어로 이야기하면 한국인들은 그 앞에서 기죽는다.(그런데 영어를 글로 쓰지는 못한다.)

그들과 오랜동안 접촉하면서 특별히 나쁜 기억은 없으나 요즘 들어 소말리아 하면 으례이 해적이 떠오를만큼 소말리아의 이미지가 나빠졌는데 소말리아에 대한 지식이 全無한지라 어제 백과사전을 들춰보니 국토는 한반도의 3배가 넘는데 비해 인구는 겨우 천만명 정도요 국민소득은 천딸라도 안 된다는 아주 초보적인 지식은 겨우 머리속에 입력했다.

대충 이 나라에 관한 기초적인 개요를 읽어보니 한때는 아주 잘 나가는 나라였다는 사실과 무역으로 번성했던 시절도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되었는데 '솔로몬과 시바의 여왕'으로 너무도 잘 알려진 '시바의 여왕'이 지금의 예멘에 있는 왕국의 여왕이었다는 점을 상기하면 홍해인근의 소말리아도 고대엔 에집트 못지 않은 화려한 문명을 자랑하던 시절도 있었을 것이다. 자료를 읽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소말리아에도 에집트의 피라미드같은 고대유물이 있다고 한다.

그러면 어쩌다가 그 옛날 화려했던 소말리아가 지금은 해적질로 먹고사는 처참한 나라로 전락했을까?

자연입지나 국토의 규모로 봐서도 방글라데시보다는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 같은데....

더 넓게 본다면 아프리카는 왜 저리 가난을 면하지 못하고 유럽은 잘 사는 나라가 되었을까?

지중해를 중심으로 북쪽은 선진지역이고 남쪽은 후진지역이다

아프리카는 인류의 고향이라고 하는데 정작 저 북쪽의 추운 지방에 사는 백인들은 지난 2천년동안에 야만상태에서 최선진국이 되었는데 왜 아프리카는 수만년 그대로일까?

만년전이나 지금이나 아프리카는 달라진 것이 없는데 비해 북유럽은 가장 급격한 문명화를 기록해 오늘의 최선진국이 되어 있으니 과연 그 動因이 무얼까?

찬란한 고대문명을 자랑하던 나라는 현대에 와서 다들 가난한 나라로 전락하고 말았다.

왜 그럴까?

어제 하루 종일 생각에 잠겨봤지만 워낙 엄청난 주제라 문제에 접근조차 못하겠다.

약탈이 직업이었던 바이킹의 후예들은 저렇게 폼나게 사는데 찬란한 고대문명을 자랑하던 북아프리카의 후손들은 어찌 저 모양으로 전락했을까.....

해적질 하다 총맞고 죽어야하는 젊은 인생들을 생각하면 내가 지금 저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은 것을 천만다행이라 자위하고 넘어가야만 할 일인지....

기후, 종교, 언어, 文字 등등 여러가지 가능성 있는 요인들을 삽입해 생각해보아도 선뜻 '이것이다' 하는 결론 근처에도 이르지 못했다.

현재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北과 南의 차이는 신대륙에서 500년전 처음 만난 유럽인과 인디안의 차이와 그대로다.

내가 만났던 소말리아사람들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더 어렵게 살고 있겠지.

아무튼 나라는 잘 살고 볼 일이다.
<프런티어타임스 이태준 총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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