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남권 신공항’ 유치 경쟁 가열
- 영남권 갈등
동남권 신공항 건설사업의 입지선정 문제를 놓고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권이 둘로 갈려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대구와 울산, 경북, 경남 등 영남권 4개 광역단체는 경남 밀양이 신공항의 최적지라고 연합전선을 펴는 반면 부산은 가덕도 유치를 주장하고 있다.
여기다 정부가 3차례에 걸쳐 입지 선정 발표를 미루면서 논란이 증폭돼 왔다.
경남 밀양시창녕군이 지역구인 한나라당 조해진 의원은 7일 오후 국회에서 경남·울산·대구·경북 등 4개 시도의 '동남권 신국제공항 밀양유치 특위' 위원장 및 부위원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는 약속대로 3월 입지 선정 결과를 반드시 발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가 신공항 입지선정을 3차례나 연기해 지자체간 갈등만 빚고 있다"며 "당초 계획한대로 다음달 입지를 선정하고 접근성과 경제성, 안전성면에서 우수한 밀양으로 결정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모든 것은 신공항 건설에 미온적인 태도로 좌고우면하면서 때를 놓치고 일부의 정치논리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스스로 정치적 논란의 수렁에 빠져 들어간 정부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만에 하나 정부가 3월 입지선정 약속을 뒤집거나 이미 폐기된 김해공항 확장론 등 미봉책을 다시 들고 나온다면 영남권 주민과 지역균형발전을 염원하는 국민의 열망을 짓밟는 처사가 될 것"이라며 "동남권 신공항 계획 자체에 변동을 초래하는 행위는 그 어떤 명분으로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위 위원장들은 회견 직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삭발식을 거행하려다 국회 경위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이에 가덕도 유치를 주장하고 있는 부산 지역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유기준 의원은 “밀양에 공항을 만들려면 산 10여개를 깎아야 한다”며 “자꾸 그러면 밀양 입지가 부적절한 이유를 우리도 설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부산시당위원장인 김정훈 의원은 “우리도 정부에 투명하게 선정을 해 달라는 것이고, 그 결과는 가덕도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조 의원 회견에 앞서 김무성 원내대표를 찾아가 조 의원 회견을 자제시켜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총선과 대선을 앞둔 한나라당으로선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든 텃밭이 분열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각종 대형국책사업을 둘러싼 당내 갈등 상황이 정말 심각해 갑갑하게 생각한다"며 "이건 정부가 합리적인 결정을 빨리 하면 될 일이지, 각 지역에서 수만 명의 시·도민들을 모아놓고 집회를 열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치인들이) 지역언론에서 워낙 비이성적인 보도를 하고 압력을 넣기에 어쩔 수 없이 끌려 나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지금부터 정치인들은 이런 집회에 일체 참여하지 않고 정부도 빨리 결정을 내려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칸투데이 박형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