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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강 2021-03-23
정득환기자/논설위원 iperi01@hanmail.net

             

     꽃 강

 

                                                정 상



 역사가 될 시인이 봄의 숨결에 싸여 


북한강을 앞 두고 망부석처럼 섰다.


새 생명들의 합창이 울림으로 번지는 사월의 새벽, 


북한강은 운무(雲霧)를 품어 꽃 강이다.


북한 강, 그 곳을 스쳤을 수많은 바람과 인물과 사상, 


그들을 견지한 채 사상의 토대로 역사를 용융한 체, 


인간의 강으로 섰지만, 겁의 세월에도 강은 무변(無變)이다.


젊은 한 시인의 생각을 붙잡고 선 강, 자연의 강, 


물빛이 꽃인지 꽃이 물 빛인 지 경계(境界)할 순 없지만, 


강산(江山)은 4월의 꽃 강으로 


시인의 눈 속에 피어 한 송이 꽃이다.


시인이 말한 꽃 강은 생명의 강이다.


거친 역사를 품어 질긴 생명의 강, 봄의 강.


봄의 숨결로 물아일체(物我一體)가 되어, 


경계가 없다.


무변(無變)으로 젊은 한 시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새벽 강 


꽃 강에 흠뻑 젖은 시인의 육신, 시인의 눈 속에 핀 꽃 강. 


꽃 강을 두 눈에 담고, 역사의 강을 등에 지고, 


생명의 강을 가슴에 품어, 


시인은 곧 역사가 된다.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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