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담(龜潭) 정 기 보
[詩]. 지팡이
산새 들새가 노니는 산골짝 깊은 산중에는
농민들이 자연을 함께하면서
대화는 없어도 내력에 익숙했습니다.
비가 오나 바람이부나
자연의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추우나 더우나 계절의 전령사가 되어
시골농민은 일생을 아끼지 않는 몸
노령이 다가오면
다리가 쇠했다.
어깨가 굳고 허리마저 거동이 불편하면
지팡이를 짚고도
자연을 함께하는 농민
푸른 하늘 뜬구름에 세월아 가거라하며
쩔뚝쩔뚝 세발로 걷는
노령의 농민
온 마을 집집마다
지팡이 짚고 나서는 풍경
하늘을 지키고 땅을 지키는 인간의 사명
한가롭게 보는 사람들은 알까.
저 위대한 농민의 심사를
그냥 지나치기가 아쉬워
시인의 글에 머문다.